吳光燮 展 <2.24~3.10 박여숙화랑>
吳光燮이 밀랍주조란 다소 생소한 기술적 방법에 의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대부분의 이태리 진출 조각가들이 카라라를 중심으로 질 좋은 대리석에 탐닉되어있는 데 비해 吳光燮의 작업은 그 방법이나 주제에 있어 대단히 이채를 띠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조각은 재료를 통한 언어의 결구라는, 일종의 작업의 사념화가 두드러진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吳光燮의 밀납주조의 방법도 이 같은 문맥에서 먼저 파악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그는 그러한 금속재와 그것들을 통한 설화적 상황을 펼쳐 보이는데 다분히 연극적 공간의 연출이란 점이 우리의 흥미를 끌게 한다. 즉 조각이란 하나의 덩어리 자체로서 마무리되고 덩어리 속에 모든 조형요소가 수렴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는 개별적인 단위의 형태가 아니라 여러 개로 연결되는, 그래서 하나의 장을 연출하는 극적인 형태를 창출하고 있음이다. 이 연극의 공간 속에서 출몰하는 것은 인간뿐 아니라 곤충이나 기계류 같은 생물과 무기물들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서로 혼재되어 있고 서로 깊은 유대를 형성해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과 그가 처한 문명, 또는 인간과 그가 처한 부조리한 실존적 상황을 연출해 보이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점에서 그의 작업은 일종의 문명비평적 시각에 의한 현실투시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吳光洙(오광수)>